비 내리는 토요일
일반적으로 성인들은
토요일 오전에는 불금의 여파로
또는 출근을 안 하기 때문에
여유 있는 시간을 침대에서
아니면 소파에서 보내고 있을 것이다.
특히 오늘같이 비 오는 토요일이라면...
***
주말 지나면 2023년 첫 중간고사가 시작된다.
밖에 나오니 분주히 움직이는 우산들의 색깔이 형형색색이다.
중간고사로 학원이나 독서실
또는 스터디카페를 찾는 아이들이리라.....
***
토요일에 중간고사 대비로 아이들을 부르면
지각이 다반사이다.
이유는 학원 한 군데 갔다가
남자아이들은 PC방 타임, 여자 아이들은 코노(코인 노래방)를 경유해서 오는 아이들이 종종 있기 때문이다.
여유 있게 잡았던 보충시간이 줄어들면 급해지는 것은
오히려 내 마음이다.
***
2시간이 약간 안 되는 시간 동안 70여 문제를 풀이한다.
시험에 자주 나온다는 언급과 개념을 상기시키며...
여차저차해서 보충이 끝나고 귀가를 한다.
분명 집을 나설 때는 아침이었는데...
들어갈 땐 깜깜하다.
***
수요일이 수학 시험인 첫째 아이는
평소의 루틴대로
주말에는 전화기를 손에서 놓지 않는다.
시험은 월요일부터 시작인데... 첫 중간고사이다 보니
시간 관리 등이 전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참고로 우리 아이들은 코로나19 이후 학원을 쉬고있다.
대신 내가 제작한 교육 유튜브와 가맹한 영어 프로그램으로 집에서 공부를 한다.)
***
겨우 어르고 달래서
수학 문제 딱 10문 제 만 같이 풀어보기로 합의했다.
마음이 급하니 흥정이 절로 나온다.
처음 보여주는 학교 수학 '프린트 물'..... 난감하다.
(이유는?
무슨 이유인지 학교 선생님들은 배포한 프린트 물의
답지를 배포하지 않는다.
해설은 고사하고 답 자체를 알 수가 없다.
무슨 수로 확인을 하라는 건지...
혹시나 모를 실수를 아이에게 가르치는 것은 아닌지
다시금 긴장을 한다.
생각보다 별표가 많다.....)
며칠 전 서술형 평가는
전날 벼락치기로 겨우 100점을 사수했는데.....
어째 쉬운 것이 없다.
와이프는 '부드럽게'해달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나도 그렇고 싶다.
누가 귀한 자기 아이에게 큰 소리를 칠까마는 가르치다 보면...
답답함이 쓰나미로 몰려올 때가 있다.
여차저차 1시간 정도의 시간에 별표를 모두 해결하였다.
약 30문제 정도를 풀이했다.
이로써 오늘 푼 수학문제는 100여 문제...
***
아이 왈 " 이제 수학에 대한 무언가 좀 알겠네"
내일 또 10문제를 하기로 약속하며... 드는 생각은
그래도 참 다행이다.
수학은 매일 정해진 시간 정해진 문제를 푸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아이가 느껴야 하는데.
***
부모이다 보니 원칙을 고수하기가 쉽지 않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원칙을 들이밀 수 있는가?
그래서 부모란 직업은 힘든 것 같다.
그런데
둘째는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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