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전까지의 마지막 연휴를
가족과 함께 집에서 힐링하는 시간을 가지며
다소 어려운 생각에 잠겨본다.
"오늘 계획 있어?"
"응"
"무슨 계획?"
"건강하기! 그리고 행복하기!"
유튜브의 조용하고 잔잔한 피아노 음악과 함께하며
(새삼 유튜브의 다양한 콘텐츠에 놀랐다.
하나의 플랫폼이 이토록 큰 세상을 담고 있다니 놀랍기만 하다.)
이런저런 생각 끝에 잠이 들기도 하고
노트북으로 이것저것 끄적여 보기도 하고
세상은 온통 축제 소식인데
집 주변은 고요하기만 하다.
탄수화물을 줄이라는 와이프의 조언에 따라 점심과 저녁을 고기류 위주로 식사를 했다.
저녁에는 탄수화물 제로...
생각보다 단백질은 배가 빨리 고픈데...
저녁을 먹고 간단하게 설거지를 하는데
첫째가 머리를 말려달라고 부탁한다.
아빠로서는 기꺼운 마음이다.
아기였을 때부터 딸바보인 관계로 첫째를 인형 다루듯 했었는데...
둘째가 생기고 자신의 주장이 강한 첫째와는 아닌 게 아니라 조금 소원했었는데...
요즘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전혀 주지 않아서인지
카페에 종종 함께 가서인지
용돈을 종종 줘서인지
무엇인지 정확하진 않지만 꽤 거리감이 좁혀진 듯하다.
긴 머리를 모근부터 머리카락 끝까지 세심하게 말리고
조심스러운 빗질을 시작했다.
반곱슬이라서 꼬불꼬불 삐친 머리카락은 가위로 컷.
다시 한번 전반적으로 세세하게 빗질을 하고 나니
머리카락이 엉키지 않고 가볍기만 하다.
만족스럽다.
딸아이도 만족해하는 듯하다.
탭에 빠져있는 둘째 공주에게도 이리오라 말하니
'굳이'라는 표정으로 와서 앉는다.
아직은 초등학생인지라 손끝이 맵지는 않은 것 같다.
같은 과정을 반복하는데...
언니보다 숱이 1.5배는 많은 것 같다.
새삼 부러우면서도 사랑스러운 요정 같다.
샴푸의 요정이 있다면 우리 둘째 공주가 아닐까
빗이 잘 들어가지 않을 정도의 빽빽함을 넘어
조심스래 엉킨 머리카락을 풀면서 이번 한 주도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한다.
언제까지 아빠가 머리를 말려줄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이 짧은 머리 말리는 시간은
매우 경건하고도 여러 의미가 있고
여러 가지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시간이다.
개인적으로는
아참 둘째에게는 아직까지 머리말려준 대가를 받는다.
딸바보들이 가장 선호하는 '뽀뽀'
산책을 위해 옷을 입고 방을 나서니
산책준비가 한창인 와이프가 보인다.
추위를 많이 타는 체질인지라
벌써부터 기모 트레이닝복을 장착하고
텀블러에 물을 받기 위해
그리고 가방을 찾느라 부산스럽다.
"그냥 간단하게 나가자"
물은 미리 마시고 가면 되지...
갈증 안 나겠냐는 배려심에 새삼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세상에 그 어느 것 하나 당연한 것은 없다'는 내가 쓴 글의 문장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고마운 사람은 멀리 있지 않다. 늘 내 주변에 있다.
휴일이라서 집에서 움직인 걸음 수가 고작 800보였다.
기온이 내려가니 점점 움직임이 줄어든다.
오늘 걷기는 좀 팍팍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걸어놓은 걸음 수도 낮은 기온도 몸과 마음을 움츠러들게 만든다.
음식물쓰레기와 재활용품을 가지고 내려오니
웬걸, 선선하니 딱 산책하기 좋은 날씨이다.
집에서 지레 짐작한 체감 기온은 추운 것보다는 선선했다.
먼저 방문장소에 들러 100원 획득,
그 과정에서 1000보를 넘어 10원 획득
본격적으로 걷기 모드를 가동하니 금방 6,000보가 채워졌고,
주변의 카페와 공원사이를 걸으니 어느새 12,000보
새로 오픈한 추어탕집을 지나며 와이프와 식사 약속을 잡고
과거 대치동에서의 남원추어탕집 추억을 곱씹는다.
추어튀김에 소주 '캬~'
지난주에 새로 오픈한 치킨집은 소주 한 병에 5,000원이던데...
물가가 무서워서...
역시 술은 '집술'이 최고인 것 같다.
오늘 낮에 집에서 오랜만에 마신 소주 한 병은 3시간의 낮잠으로 치환되었다.
그리 감흥이 있던 것은 아니었다.
소주대신 카페에서 글쓰기가 좋았을 수도...
오늘도 나의 변화를 이어갔다는 점에서
소소한 뿌듯함과
행복이 느껴진다.
내일도 변화는 계속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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